[투자의 경제학] 증시와 현실
얼마 전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동네 버거킹에서 두 사람분의 음식을 주문한 적이 있는데 음료수를 제외하고도 25달러가 넘는 액수가 나왔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버거킹에 왔나 하고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약속이 있어 한인타운에 나갔다가 점심계산서 폭탄을 맞는 일은 이제 익숙해져 가지만 체인점 햄버거값까지 이렇게 오르다니 어이가 없었다. 식재료, 인건비 상승이 얼마나 반영이 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버거킹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과연 부담 없이 자사제품을 사 먹을 수 있겠냐는 점이다. 물론 25달러는 오롯이 햄버거의 가격만이 아니고 몇 가지를 더 포함한 것이지만 캘리포니아 최저임금이 시간당 15.50달러인데 한 시간을 일해서 식사 한 끼 정도밖에 해결할 수 없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식비만 오른 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지출이 같이 오르기 때문에 이같이 급격한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작년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한 것이다. 0.25% 인상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금리 인상을 추진한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물가 상승률은 어느 정도 잡히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금리 인상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물가 안정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 수치인 2%를 달성할 때까지 서민들은 높아진 각종 이자율에 또 다른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용 평가 기관 피치(Fitc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0일 이상 연체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이 5.67%로 증가해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침체에 빠졌던 2009년 1월의 5.04%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용카드 업체 디스커버(Discover Card)는 2023년도 손실처리(charge off) 가 현 1.82%에서 최대 3.9%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거킹의 음식값이 내려도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해서 타격을 받으면 결국 서민의 고통은 변함이 없다. 최근 남가주가스컴퍼니(SoCalGas)는 주 정부에 가스값 13% 인상을 건의했다. 물가상승을 주도한 주 종목이 주거비용과 자동차 가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물품들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증권가에서 나오는 지표나 분석에 의지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지만, 주변의 경제 현실에도 눈을 돌려 증시가 현실과 일치하는가에 대해 고려를 해야 한다. 소비위축은 결국 기업 실적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의: (213)434-7787 김세주 / Kadence Advisors, LLC투자의 경제학 증시 물가 물가상승률 목표 금리 인상 체인점 햄버거값